9월 달에 캐나다에 와서 어느덧 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캐나다는 나에게 전혀 낯선 나라가 아니었다.
밴쿠버에 3주정도 홈스테이를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로블린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늘 사람들이 북적이고 차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도시에서 살아온 나로써는
로블린의 모습이 매우 낯설었다. 이곳의 학생들은 로블린의 분위기처럼 순박하고 해맑기 그지 없었다.
여기저기에서 Hi 라는 인사말이 들려와 정신이 없었다.
그런 인사소리에 적응이 되어갈 때쯤 난 학교의 과제물과 영어라는 낯선 언어에 또 적응해야 했다.
영어는 한국에서도 늘 자신 있게 해내던 과목이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문법과 문제풀이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사방에서 들려오는 영어는 무인도에 버려진 기분마저 들게 했다. 하지만 두려워 하진 않았다.
하나하나 과제물을 다 끝내다 보면 어느새 1학기는 끝나 있었다.
그 동안 나 또 한번의 성장을 했다. 캐나다는 자유 속에 규칙이 있는 나라였다.
머리를 맘껏 기를 수도 있고 염색을 할 수 도 있으며 원하는 교과 과목을 선택 할 수도 있고
고등학생들은 벌써 차를 운전하고 다닐 수도 있었다.
겉으로는 매우 분방해 보이지만 속은 규칙 속에 살고 있었다.
학교에서 절대 모자를 쓸 수 없었고 정말 모자를 쓰는 이들은 없었다.
과제물 마감일까지 안내는 사람도 없었고 수업시간에 시끄럽지만
선생님 말 한마디에 바로 조용해지고 조는 학생들 또한 없었다.
체육시간에 체육을 하고 기구들을 모두 치우려고 하면
누가 하겠지 하고 그냥 가버리는 한국 학생들과는 달리
모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하나씩 치우고 있었다.
오히려 마냥 서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
영어는 겉으론, 존댓말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같은 말이지만 학생들이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말하는 분위기는 달랐다.
영어를 완벽히 할 수 없는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가끔은 놀 데라곤 전혀 찾아볼수 없는 곳에서 살고 있는 이곳 학생들이 불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가을엔 말을 타고 겨울엔 스키와 스노우 보드 등 온갖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여름엔 저마다 일자리를 찾아서 돈을 번다. 한국 학생들이 노래방을 가고 놀이 기구를 타러 가는 것처럼…
이곳에서 10개월을 살았다고 나도 캐네디언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가끔 든다.
입맛이 연해지는 것 같고 겨울엔 스키를 타야하고, 곧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될 것 같고
Thank you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게 되니 말이다.
여기에 와서 늘 즐겁고 행복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후회해 본적은 한번도 없다.
이곳에 보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고 많이 그립기도 하다.
나의 이곳에서의 경험들과 느낀 점들이 훗날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멋진 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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